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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권의 날 맞아 31개국 “북한은 최악의 인권침해국” 규탄


‘세계 인권의 날’(10일)을 맞아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들이 북한을 최악의 인권 침해국으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탈북민 살해에 가담한 북한 국경수비대 등을 추가 제재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대사 등 31개국 주유엔 대사는 9일(현지시간) 북한 인권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최악의 인권침해 국가 중 하나는 바로 북한 정부”라며 “가해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등은 “북한이 10만 명 이상을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고 고문, 강제 노동, 즉결 처형, 등을 저지르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와 여성,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인권 침해가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나라 국민이 즉결 처형, 암살, 감시, 협박, 납치, 강제 송환 등 북한의 인권 침해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북한에 억류된 한국과 일본 등 국민의 인권 상황에도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한국과 일본 납북 피해 등을 거론한 것이다.

이들은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경제적 고통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데도 (북한 정부는) 무기 개발에 자원을 전용하고 있다”며 “북한의 국내외 강제노동이 무기 개발의 자금을 대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권 침해는 안보리가 공개적으로 다뤄야 한다”며 “2023년에는 북한이 자행한 인권 유린 등을 공개 브리핑 형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보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2020년부터 비공개 회의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날 성명에는 일본,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스페인, 우크라이나 등 31개국이 동참했다. 지난해(7개국 참여)보다 4배 이상 늘었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은 중국, 러시아와의 국경 보안을 담당하는 북한의 국경수비대가 탈북을 시도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제재했다. 재무부는 국경수비대가 국경에 지뢰를 설치하고, 군인들에게 탈북민을 즉시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려 많은 북한 주민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또 조선 4·26 아동영화촬영소(SEK Studio)의 금융 거래를 지원한 중국, 싱가포르, 인도 기업 7곳과 4·26 아동영화촬영소의 파리 주재 직원 김명철 등 2명을 제재했다.

재무부는 외화벌이 목적으로 북한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의 해외 취업을 알선했다며 지난해 12월 4·26 아동영화촬영소를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재무부는 ‘국제 반부패의 날’(12월 9일)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관련자 추가 제재에 나섰다.

한편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뉴저지주의 필그림 선교교회에서 간증 집회를 갖고 “탈북민을 돕기 위해 할 일이 많다. 특히 여성 탈북자 대한 걱정이 크다”며 “중국 국경을 건너는 과정에서 성적 착취와 인신매매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스미스 의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어떤 종교든지 사회주의적 이념에 들어맞아야 한다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성경까지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에서는 이미 그렇게 종교를 박해해왔다. 북한의 수많은 기독교인이 고문당하거나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 의원은 “우리에게 필요한 수단은 제재와 (해당국) 지도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라고 강조했다.

스미스 의원은 초당적 인권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차기 하원 외교위 산하 아프리카·국제보건·국제인권소위원회 위원장이 유력하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