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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쇼 깜짝 출연한 일론 머스크… 관객은 “우~우~” 야유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SNS 플랫폼 트위터를 경영하는 일론 머스크가 깜짝 출연한 TV 쇼에서 관객의 야유를 받았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12일(현지시간) “머스크가 TV 코미디쇼 ‘셔펠 쇼’에 출연해 관객의 야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11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셔펠 쇼’의 카메오로 무대에 올랐다. 셔펠 쇼는 미국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가 데이브 셔펠이 진행해온 공연으로, 케이블·위성채널 코미디센트럴에서 방송된다.

샌프란시스코는 머스크가 지난 10월 인수한 트위터의 본사 소재지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경영권을 손에 넣자마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직원들을 해고했다. 이후 트위터 경영에 몰두하고 있지만, 특별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머스크의 시선이 트위터로 돌아간 동안 테슬라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는 ‘트위터를 사랑한다(I love Twitter)’를 문구로 새긴 티셔츠를 입고 ‘셔펠 쇼’ 무대에 올랐다. 셔펠은 “세계 최고의 재벌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달라”며 관객의 환호와 박수를 유도했다. 하지만 박수소리는 곧 야유에 파묻히고 말았다. 무대 바로 앞 객석에서 촬영된 한 관객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면 야유소리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머스크는 야유 속에서 들려오는 박수와 환호에 화답하듯 두 팔을 허공에 흔들며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야유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는가”라고 셔펠에게 물었다. 셔펠은 “객석에서 당신에게 해고를 당한 사람(트위터 직원) 일부가 있는 것 같다”고 되받았다.

셔펠은 “머스크가 화성에 첫 코미디 공연장을 만들 사람”이라는 농담으로 객석의 원성을 잠재우려 했지만 야유는 잦아들지 않았다.

머스크의 올해는 파란만장했다. 지난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집권 민주당과 반목을 이어가며 기업에 불리할 수 있는 정치 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잊을 만하면 트위터에서 막말을 일삼더니 기어이 지난 10월 인수했고, 이 과정에서 테슬라 주식을 팔아 주가를 끌어내린 원흉으로 지목됐다. 머스크에게서 돌아선 대중의 마음이 결국 ‘셔펠 쇼’에서의 야유로 터져 나온 셈이다.

당시 객석에 있던 작가 제임스 유는 트위터에 “관객의 80%가 머스크에게 야유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트위터상에서 “90%가 환호했고, 10%가 야유했다”고 반박했다.

머스크는 ‘셔펠 쇼’의 야유도 정치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그것(야유)을 트위터상에서 자주 겪었지만 현실에서는 처음(봤다)”며 “불안감을 느끼는 샌프란시스코 좌파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런 것(의도)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즐비한 실리콘밸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가와 화이트컬러 노동자들은 대체로 민주당 성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IT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머스크는 그중 트위터 직원들을 단기간에 대량 해고해 감원 한파를 부추겼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