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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직장인예배가 돌아온다


“평일에도 하나님의 자녀임을 기억하고 예수님을 닮고 싶어 나오게 됐어요.”

6일 낮 12시 서울 마포구 서현교회(이상화 목사) 수요(직장인) 1부 예배에 직장동료 김다인(27)씨와 함께 참석한 백지현(33)씨는 이같이 말했다. 교회 근처 5분 거리의 국제인도주의 시민단체에서 근무 중인 두 사람은 짧은 점심에 1시간 식사보다 하나님 말씀이 더 배고팠다고 했다.

모태신앙인 김씨와 스무 살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는 백씨는 주일에만 예배를 드려 주중에는 늘 말씀에 대한 갈증이 많았는데 직장동료를 통해 수요(직장인) 예배의 존재와 최근 예배가 재개된 것을 알고 처음 참석했다. 백씨는 “기독교인으로서 말씀 묵상, 성도 교제, 설교를 듣는 것, 기도하는 것 등 기회가 될 때마다 늘 예수님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며 “오늘 설교처럼 예수님을 닮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싶어 짧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점심은 교회에서 주는 간단한 음식을 회사로 가져가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이날 설교에서 조경남 목사는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를 주제로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평안이 모두 주님에게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심 속 직장인예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현교회 수요 직장인예배는 2년여 만에 지난달 2일 재개됐다. 예배를 담당하는 최진혁 목사는 “직장인 3~4명이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있고 성도들은 20여명 참석하고 있다”며 참석자들의 열의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예배는 3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석자 모두 설교자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하나님 말씀을 메모하며 기억하려고 애쓰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는 지난해 11월 금요일 정오 직장인예배를 재개해 6개월 차를 맞고 있다. 1969년 처음 시작돼 50년 넘게 이어져 왔을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직장인예배는 한때 코로나19 이전까지 을지로 명동 인근 직장인 200여명이 참석할 만큼 활발했다. 하지만 예배 중단 후 재개되고 나서는 평균 3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41년째 직장인예배 찬양대 지휘자로 봉사하는 이의용 전 국민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직장은 기독교인이 신앙관과의 충돌을 일상적으로 겪는 공간이자 교회가 ‘땅끝’으로 여기고 복음을 전해야 하는 곳”이라며 “특히 직장인예배는 직장인의 신앙 끈을 동여매 주고 일터를 떠나 ‘리프레시’(재충전)할 수 있는 영적 충전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퇴근 전 5분 기도, 성경 묵상이 가능하도록 직장인 밀집 지역에서 사역 중인 교회들이 실정에 맞게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직장인 영적 케어를 위한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신지호 최기영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