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신종 대인 지뢰 매설 정황이 포착됐다. 이 지뢰는 밟혀야 폭발하는 기존의 지뢰와 다르게 발걸음을 인식해 반응한다.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하는 지금의 전장에서는 물론 향후 전후 복구까지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히르키우 인근에서 동작 감지 방식의 신종 지뢰 ‘POM-3’를 발견했다”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발표를 보도했다. ‘POM-3’는 진동식 센서를 장착해 사람의 발걸음을 인식한다. 동물과 다른 사람의 발걸음을 구분할 수 있다. 오폭 가능성을 줄여 대인 살상력을 높인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폭발물 전문가 커뮤니티 사이트인 ‘CAT-UXO’에서 ‘POM-3’에 대한 설명을 인용했다. 이 커뮤니티를 보면 ‘POM-3’는 사람의 발걸음을 감지한 뒤 작은 폭탄을 위로 쏘아 올려 1.5m 안에 있는 사람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식으로 공격한다. 땅에 매설돼 밟히면 폭발하는 기존의 지뢰와 다른 방식으로 개발됐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점령지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소도시 부차에서 벌인 학살은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로 지목돼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실시간 화상 회의에서 부차 학살의 참상을 소개하면서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뢰는 전장을 복구하는 과정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POM-3’가 실제로 우크라이나 곳곳에 매설된 것으로 확인되면 전후 복구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뢰 퇴치 재단 할로 트러스트를 운영하는 영국군 퇴역 장교 제임스 코완은 “전쟁이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다. 러시아군이 지뢰를 대량으로 사용하기 시작할 시기일 것”이라며 “이는 우리에게 대응할 수 없는 위협을 만든다. (지뢰를 해체하기 위한) 로봇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