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등 유명 관광지 근처 지하철역에서 16일(현지시간)부터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매치기가 많으니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한국어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프랑스어와 영어·독일어·스페인어·일본어로 같은 내용의 안내 방송이 나왔지만 한국어 안내 방송이 나오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駐)프랑스 한국대사관은 이날 “한국인 방문이 많은 여름과 겨울 휴가철에 파리 지하철 1호선 모든 열차와 샹젤리제 거리, 에펠탑 등 주요 명소 근처 지하철역에서 ‘한국어 안전 안내 방송’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매치기에 주의하라는 안내 방송은 파리 주요 관광 명소를 이어주는 핵심 노선인 1호선을 다니는 모든 열차 안에서 나온다.
샹젤리제 거리, 루브르 박물관, 샤틀레, 사크레쾨르, 트로카데로, 에펠탑 등 6개 명소 근처 지하철역에서도 방송한다.
유대종 주프랑스 대사는 “파리지하철공사(RATP)에 지난 8월부터 한국어 안전 안내 방송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한 끝에 성사됐다”며 “프랑스 내에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드러내는 상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기간은 성탄절을 앞두고 시작해 새해 첫 주까지 이어지는 겨울 휴가철과 봄 부활절 방학, 6∼9월 여름 휴가철이다.
한국인 여성과 남성이 녹음한 방송은 열차와 역내에서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등 외국어 방송에 이어 마지막으로 나온다.
이번 방송은 프랑스 한인회 협조로 선발한 프랑스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1명과 40대 여성 1명이 각각 녹음했다.
정지천 주프랑스 대사관 외사협력관은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늘어나는 한편, 한국인을 노린 범죄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대사가 직접 파리 경찰청장을 찾아가 대응 강화를 요청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 관광청에 따르면 올여름 이후 현재까지 파리를 방문한 한·중·일 3국 관광객 중 한국인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