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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전 총괄 사령관에 ‘시리아 민간인 학살 연루자’ 임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당시 민간인 공격 의혹이 있는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군관구 사령관을 야전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고 미 군사 당국이 확인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야전 총사령관을 임명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분석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폭넓은 전투 경험을 가진 장군을 선발해 임무를 지휘하게 할 것”이라며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에게 전반적인 작전을 감독하도록 임명했다”고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침공 전체를 총괄하는 야전 총사령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군과 육군, 해군 공격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했고, 전장이 분리·고립돼 병참 문제나 사기저하 등의 문제를 겪었다는 게 미 당국자 분석이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7000~1만5000명가량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전 사령관을 임명했다는 것이다.

그는 2015년 러시아군을 이끌고 1년간 시리아에 진입해 정부군을 지원했던 인물이다. 당시 러시아군은 시리아 민간 지역을 폭격하고 병원과 학교를 공격해 전쟁 범죄 비난을 받았다. 열세에 있던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 지원으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고, 드로르니코프 사령관은 러시아의 영웅 칭호를 받았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 라미 압둘라흐만 대표는 “시리아 민간인 살해의 책임자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뿐이 아니다. 드보르니코프 사령관도 마찬가지”라며 “군사작전 사령관으로서 그가 민간인 살해 명령의 배후”라고 말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서방 관리들은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 대한 치명적인 공습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지난 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SS-21(토치카-U)을 사용해 크라마토르스크를 포격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했다. 이 때문에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이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 시리아 내전 승기를 잡았던 방식을 우크라이나에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NYT는 “(총사령관 임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철수하고 동부와 남부에 집중하는 시기에 나온 것”이라며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은 별도로 조직되고 지휘가 이루어졌던 여러 부대 간의 조정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보도했다.

미 전쟁연구소(ISW)는 “단일 총사령관 부재는 다양한 지점에서 작전을 수행한 러시아군의 협력에 방해가 됐다. (야전 사령관 임명은) 러시아가 초기 침공 시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ISW는 그러나 “러시아군은 사기 저하에 직면해 있다. 지휘 구조 단순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