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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집권 3기 ‘빈곤층 지원·아마존 보호’ 다시 추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했다. 2003년과 2007년에 이어 세 번째 집권으로, 3기 룰라 정부의 최대과제는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극우’ 성향 지우기가 될 전망이다.

룰라 대통령은 과거 1·2기 정부 시절 브라질의 양적·질적 성장에 대한 국민의 향수에 부응하는 정책을 다시 끄집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민에게 기본적 의식주를 보장할 수 있는 경제성장, 공기업 영향력 제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회복, 아마존 보호 등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본다. 극단적인 보수·진보 대립으로 분열된 민심 수습도 과제다.

룰라 대통령은 1·2기 정부의 핵심 성과였던 ‘보우사 파밀리아’를 다시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조건으로 저소득층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법 개정으로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높이고 가계 부채를 줄이는 정책, 농산물·식료품 공급 확대와 연료비 인상 자제를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고용창출 프로그램도 대거 도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추진한 공기업 민영화는 백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공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는 대단히 높다”고 말한 바 있다. 자국 산업 보호 명목의 ‘보호 무역주의’ 성향도 강화될 전망이다.

룰라 정부는 ‘아마존 수비수’ 별명을 얻었던 마리나 시우바 전 환경부 장관을 다시 같은 자리에 앉혔다. 경제적 이익이 줄더라도 불법 벌채만큼은 엄격히 단속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시우바 장관은 2003~2010년 아마존 열대림 벌목행위를 70%가량 줄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중남미 주요국가를 휩쓴 ‘핑크 타이드(온건좌파 물결)’속에서 친중 노선 견지 여부와 남미국가연합(Unasur·우나수르) 재건 가능성도 관심사다. AP통신 등 일부 외신은 룰라 대통령이 우나수르에 나서고 남미 화폐 통합도 꾀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겨우 1.8% 포인트 득표율 차이로 집권한 룰라 대통령의 최대 과제는 고조된 좌우 갈등과 민심 수습이다. 보수 또는 중도 색채를 띤 의회와 어떤 관계를 맺는가가 가장 큰 시험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 취임식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경축 특사단을 파견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