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개원 3일째에도 의장선출에 실패했다.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11차 투표도 공화당 내 극우 초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반대로 성과 없이 끝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하원의장을 뽑기 위해 진행된 11번째 투표에서도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과반 득표를 얻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정오 재적 의원 4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7차 투표에서 공화당 매카시 원내대표는 공화당 소속 222명 가운데 201명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과반인 218명에 여전히 부족한 수치다.
이어서 진행된 8~9차 투표에서도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가 주도하는 반란이 계속됐다. 두 투표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 중 21명이 매카시 원내대표가 아닌 다른 후보를 선택하거나 기권했다.
10차 투표에서도 매카시 원내대표가 당내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당선에 실패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200표를 받았으며 공화당 소속 22명은 다른 의원에게 투표하거나 불참 내지 기권했다. 이날 저녁 진행된 11차 투표에서도 매카시 원내대표는 10차 투표와 같은 200표를 받았다.
이로써 미 의회는 164년 만에 처음으로 11차 투표까지 진행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러나 공화당 내 이탈표가 줄지 않으면서 하원 공전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원의장 선출이 돼야 원 구성이 되면서 하원이 가동될 수 있고 입법 절차 등도 시작될 수 있다.
이번 ‘하원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건 2015년 만들어진 공화당 내 극우 초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다. 앞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강경파 의원들과 협상을 통해 이들의 요구 일부를 수용하는 등 추가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차후 매카시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가 추가 양보안을 제시하면서 막판 물밑 설득 작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