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중국 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합의했다. 한반도 이슈를 다루는 하원 주요 상임위원장에 공화당 내 대북 강경파 의원들이 나란히 선출되는 등 공화당 주도의 새 하원 윤곽이 나타났다.
미 하원은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365 대 반대 65로 가결했다.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했고, 민주당에서도 146명이 찬성했다. 특위는 공화 9명, 민주 7명 등 16명으로 구성된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민주당과 협의했다. 중국이 가하는 위협이 심각하다고 양측이 동의했다”며 “초당적 특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마크 갤러거 공화당 의원을 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갤러거 의원은 “미국의 공급망을 복원하고 경제 주요 부문의 중국 의존을 끝내며, 군을 강화하고, 중국공산당의 미국인 개인정보와 지적재산 탈취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위는 중국의 경제, 기술, 안보 발전 상태, 그리고 미국과의 경쟁과 관련한 조사를 수행하고 정책 권고를 제출할 권한이 부여됐다. 조사 과정에서 공개 청문회를 개최할 수도 있다. 조사 결과와 정책 권고는 하원 및 관련 상임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으며 대중에 공개한다. 법을 제정할 권한은 없다.
앞서 매카시 의장은 새 의회가 출범하면 중국 문제를 다루는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 상임위원장도 공화당 인사들로 속속 확정되고 있다. 미국은 다수당이 모든 상임위 위원장을 맡는다.
하원 군사위는 이날 위원장에 마이크 로저스 의원이 선출됐다고 밝혔다. 한·미 관계 등 외교문제를 다루는 하원 외교위원장에는 마이클 매콜 의원, 정보위원장에는 마이크 터너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로저스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중국, 러시아, 북한과 이란의 전례 없는 위협에 직면했다”며 “이들 위협을 억제하고 세계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군사력을 유지하려면 우리는 군이 파괴력과 역량(강화)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2년간 하원 군사위는 우리 전사들에게 세계 어디서 그 어떤 적이든 억제하고 필요하면 격퇴할 자원과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저스 위원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이 이어지자 지난해 11월 “김정은은 바이든 정부의 유약함과 중국 공산당의 제재 회피 지원으로 기회를 얻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매콜 의원과 터너 의원도 중국과 북한에 강경한 견해를 밝혀 왔다.
한편 공화당은 이날 공화당 주도로 법사위 내에 ‘연방정부 무기화 조사 특별소위’를 구성키로 의결했다. 공화당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창립 멤버인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위원장을 겸직한다. 특별소위는 법무부, FBI 등 연방 기관의 수사 등이 적법하게 진행됐는지를 조사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도 조사할 권한이 있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조사가 우선 진행될 예정이다.
공화당은 이날 불법 이민자 대응 문제 실패 책임을 들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결의안도 제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