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3주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망자 최소 17명, 이재민 5만여명이 집계되는 등 갈수록 이상 기후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최소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전역 3400만명에게 주의보가 내려졌고, 약 5만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기상청 통보관들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시속 60마일(시속 약 97㎞)의 돌풍, 이례적인 우박, 번개 폭풍, 토네이도 등이 폭우와 함께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 몇 주 동안 캘리포니아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평균 강우량을 훨씬 웃돌았으며, 총 강우량은 평균치보다 400~600% 높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난이 일명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기의 강이란 다량의 수증기가 강처럼 좁고 긴 모양으로 움직이면서 많은 비를 뿌리는 현상을 뜻한다. 지난 몇 년간 미국과 캐나다 서부에서 일어난 수해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난으로 피해 비용이 10억 달러(약 1조 2400억원)를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선 나무가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샌프란시스코 교통국장 제프리 텀린은 자신의 트위터에 버스 위로 나무가 쓰러진 사진을 올리며 피해 수습 공무원들의 수고를 격려했다. 이번 사고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운행이 지연되거나 경로가 변경되는 등 버스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번 재난 사태 영향으로 캘리포니아에선 427개의 학교들이 휴교했다. 캘리포니아 교육부는 18만5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북쪽에 위치한 시골마을 구아라라 일부 지역은 폭풍우로 인해 약 일주일 간 가정과 기업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기도 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위치한 몬테시토와 산타크루즈 카운티 일부 지역은 하천이 제방을 덮쳐 주택을 위협하고 다리가 떠내려가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몬테시토 주민들은 이날 날씨가 개이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지역의 폭풍우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며칠간 캘리포니아 곳곳에 18㎝의 비가 더 내릴 수 있다”며 “북캘리포니아와 태평양 북서부 해안가에 또 다른 ‘대규모 사이클론’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