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갓페라에 이어 트로트 찬양까지… 새장르 개척 김민석 전도사


찬양사역자 김민석(57) 전도사에게 2003년은 잊을 수 없는 해다. 서른다섯 나이에 성악을 공부하겠다고 떠난 이탈리아 유학을 마치고 한국행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대전예술의전당 오픈 기념 음악회에서 폐막공연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오픈공연에 참여하는 엄청난 음악회에 뮤지컬 배우 최정원과 페막공연 뮤페라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꿈같은 현실에 첫 연습을 앞두고 잠이 안 오더라고요. 그런데 문득 ‘겨우 이거 하려고 귀국했냐’는 하나님의 음성이 제 가슴을 쳤습니다.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난 김 전도사는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한국침례신학대 교회음악 석사를 마치고 성악을 배워 하나님을 더 찬양하고 싶은 마음에 아내와 딸을 두고 홀로 떠난 유학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바로 다음 날 자신을 주인공으로 발탁한 지휘자를 찾아가 대본을 반납했다. 성악계에선 있을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하나님만 찬양하겠다는 마음을 이미 굳힌 뒤였다.

이후 그는 오페라와 찬양을 접목한 ‘갓페라’ 장르를 개척해 찬양사역자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앞에 놓인 건 ‘광야’ 생활이었다. 2014년 첫 음반을 낼 때까지 채소가게에서 배춧잎을 얻어 밥을 해 먹을 정도로 단칸방살이를 했다. 92년 복음성가경연대회 입상을 계기로 시작한 교계 방송 진행과 합창 지휘 등을 하면서 생계형 사역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아버지처럼 섬기던 대전 한밭제일교회 이영환 원로목사가 들려준 사역 철학, ‘사역자는 늘 겸손해야 한다’는 말이 그의 신앙관을 바꿨다. 새벽 기도하며 매달린 그에게 하나님은 ‘세상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음악을 하라’는 마음을 주셨다고 한다. 갓페라 1집 음반 제목 ‘세상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는 이렇게 나왔다.

2018년엔 한 찬양 집회에서 뇌출혈로 정신을 잃고 쓰러질 뻔하기도 했다. 그 순간에도 끝까지 붙잡고 있었던 건 찬양이었다. 그만큼 그의 삶은 ‘하나님만 찬양’으로 점철돼왔다. 김 전도사는 충남 부여의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하지만 믿음 생활만은 순탄치 않았다. 작은할머니가 무속인이었던 터라 영향을 받았다. 교회는 친구의 권유로 나오게 됐다.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친구 따라 교회에 갔는데, 입구에서 나이 지긋하신 분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어른에게 인사받아본 건 그게 처음이었어요. 나중에야 그분이 목사님이란 걸 알게 됐지요. 목사님의 따뜻함이 교회에 정 붙인 계기가 됐습니다.”

김 전도사는 최근 트로트와 찬양을 접목한 TCM 장르를 개척해 음반을 내고 코로나로 지친 국민과 성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잘되면 주의 은혜, 안 되면 주의 뜻. 잘 될 때도 감사하고, 안 될 때도 감사하세”란 감사 충만한 가사가 돋보인다. 그는 “찬양을 통해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