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 고위 관계자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승인이 오는 6월 이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재 나토 회원국 30개국 중 스웨덴과 핀란드의 승인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나라는 튀르키예뿐이다.
이브라힘 칼른 튀르키예 대통령궁 대변인 겸 외교정책고문이 “스웨덴과 핀란드가 6월 이전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고 15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칼른 대변인은 ‘대 테러 정책’을 언급하며 “이 문제에 두 나라(스웨덴·핀란드)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넓고 깊게 접근하느냐에 가입이 달렸다”고 밝혔다.
앞서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감이 커지자 지난해 5월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기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있어야 나토에 합류할 수 있다. 곧 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인 헝가리를 빼고 튀르키예가 유일하게 이 국가들의 나토 가입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는 두 나라가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등 ‘테러리스트’의 신병을 보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튀르키예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기로 했지만, 입법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칼른 대변인은 “우리는 원칙적으로 나토에서 스웨덴과 핀란드를 보길 바란다”면서도 “그들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런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으로 망명한 반정부 언론인인 뷜런드 케네스를 송환해달라고 요구했다. 케네스는 지난 2016년 튀르키예에서 쿠데타를 시도한 단체와 연루된 인물로 지목됐다. 하지만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지난 9일 “튀르키예는 우리가 할 수 없거나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요구한다”며 거절했다.
최근 SNS에는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에 목을 매단 레제프 타이아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인형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이는 튀르키예를 상대로 무장 투쟁 중인 쿠르드족과 연대를 표방한 ‘로자바 스웨덴 연대 위원회’라는 단체가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른 대변인은 “이런 사건이 계속된다면 그들에게 좋지 않을 것이며 가입 절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튀르키예의 정치 일정도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늦추는 장애물이다. 현재 터키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는 6월 18일로 예정돼 있지만 여러 행사로 인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튀르키예와 스웨덴·핀란드 정부 관계자들이 오는 2월 브뤼셀에서 만난다. 예정된 회동을 통해 양측이 나토 가입과 관련한 입장차를 줄이고 진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