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가 작성한 ‘위안부 논문’을 출간했던 ‘국제법경제리뷰 IRLE’가 해당 논문에 대한 철회 요구를 최종 거부했습니다.
학술지 윤리강령과 자체 규정상 논문 철회를 위해선 통계 조작 등 비윤리적 행위가 발견돼야 하지만, 램지어 교수가 이 같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겁니다.
곽은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20년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출간한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가 논문 철회 요구를 최종 거부했습니다.
램지어 교수는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일본에서 거주한 극우 성향 학자로 해당 논문에서“위안부 피해자들은 자발적 성노동자였으며 이들은 매춘부”라고 주장했습니다.
IRLE 학술지를 발행하는 네덜란드 출판사 엘스비어는 인터넷에 공개한 올해(2023년) 1월호 최종원고를 제시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인 '태평양 전쟁의 성계약'에 대한 검증 과정을 소개한 뒤 논문 철회를 거부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IRLE는 일본군 위안부 모집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담은 해당 논문에 대한 학계의 비판과 관련해 6명의 역사학자에게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재검토 요청을 수락하지 않은 역사학자 2명을 제외한 4명은 모두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램지어 교수가 사료를 해석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고, 해당 논문이 역사학계에서 기존 합의된 내용을 뒤집을만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IRLE는 논문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학술지 윤리강령과 자체 규정상 논문 철회를 위해선 통계 조작 등 비윤리적 행위가 발견돼야 하지만, 램지어 교수가 이 같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겁니다. 다만 IRLE는 논문 철회를 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2년 전 첨부한 '우려표명'(Expression Of Concern) 표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려표명'은 출판사가 특정 논문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독자에게 알려주기 위한 표식입니다.
램지어 교수는 이어지는 논란에 대해 초반에는“학문적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반박했으나 몇몇 표현들에 대해서는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뉴스 곽은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