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지 한 달 반 만에 11억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을 적용하면 사망자는 최소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2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우쭌여우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 전문가는 지난 21일 SNS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 예방 및 통제 계획을 최적화한 이후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해 인구의 약 80%가 감염됐다”며 “향후 2, 3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대규모 확산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중국 인구(14억1175만명)를 기준으로 하면 약 11억2940만명이 감염됐다는 얘기다. 이는 정부 공식 집계가 아니고 추정치에 가깝지만 보건 당국 인사가 직접 ‘인구의 80%’를 언급한 건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지난 2, 3년간 고향에 가지 못했던 사람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전염병 확산을 촉진할 수 있지만 이미 대다수가 감염됐기 때문에 춘제발 2차 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강한 전파력과 겨울철이라는 계절 요인을 감안해도 한 달 반 사이에 11억명 넘게 감염된 건 확산 속도가 유독 빨랐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3년간 지속해온 고강도 방역 조치를 유예 없이 단번에 해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우 전문가가 지난해 말 한 콘퍼런스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을 0.09~0.16%로 예측한 것을 대입하면 최소 100만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지난달 8일부터 지난 19일까지 병원 내 코로나 관련 사망자가 7만2000여명이라는 중국 정부 발표와는 차이가 크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