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동남부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강타한 다음 날인 7일(현지시간) 사망자가 5200명을 넘어서며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부상자와 실종자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데 계속되는 여진과 거센 추위로 구조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에서 최소 3549명의 사망자, 2만534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6000채 이상의 건물이 무너졌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얼마나 커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도 17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시리아 보건부는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의 사망자를 812명, 부상자를 1450명으로 집계했다. 시리아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최소 900명이 사망하고 23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전체 사망자는 5200명 이상으로 증가했고 부상자도 2만4000명을 넘었다.
사망자가 최대 2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다. 캐서린 스몰우드 세계보건기구(WHO) 유럽담당 선임비상대책관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 사망자와 부상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며 초기 수치에서 8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당시 사망자는 2700명이었다.
계속되는 여진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전날 새벽과 오후에 이어 80차례 이상 이어진 여진으로 구조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의 최저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졌다.
경제적 손실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에 따른 튀르키예의 경제적 손실이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2%일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라크와 아제르바이잔산 원유가 해외로 나가는 관문인 튀르키예 남부 제이한항의 수출 터미널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각별한 애도의 뜻을 전하고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모든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는 위로 전문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형제 국가인 튀르키예를 돕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신속한 지원을 지시했다. 정부는 소방청과 군 인력 등으로 구성된 118명 규모의 긴급구호대를 이날 밤 군 수송기 ‘KC-330’을 통해 현지로 파견했다. 단일 파견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500만 달러(약 63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도 제공키로 했다.
박재현 김영선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