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접경 지대에 강진이 발생한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장악 지역에 폭격을 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에 따르면 시리아 군 관련 소식통은 서북부 반군 장악 지역의 마을 마레아가 지진 발생 당일 포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당시 주민들은 지진 피해 복구에 열중하고 있었고, 공격으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포격은 지진이 발생한 지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 이뤄졌다”면서 “4∼5차례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알리시아 키언스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지난 7일 낸 성명에서 “반군이 장악한 마을이 강진 여파와 씨름하는 동안 공격을 받았다”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진정으로 냉혹하고 흉악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부 장관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공격”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리아 정부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영토는 현재 아사드 독재정권이 지배하는 지역과 반군 장악 지역, 튀르키예 점령 지역 등으로 쪼개져 있다. 이번 강진으로 시리아 서북부 반군 장악 지역이 큰 타격을 받았다. 9일까지 정부와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는 3162명에 달한다.
한편 튀르키예 사망자는 1만6170명으로, 양국의 인명 피해는 1만9332명에 달한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만명 이상이 사망할 가능성도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