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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유럽 간 사이…“러, 우크라 동부서 총공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해 무기 지원을 촉구하는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대규모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투기 지원 요청을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순방에 나선 틈을 타 그간 예고돼온 대공세 서막을 올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러시아군이 상당한 규모의 전차와 병력을 대비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방의 지원이 우크라이나에 당도하기 전에 신속하게 일격을 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TV 인터뷰에서 “루한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총탄과 포탄을 퍼부으며 공세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사실상 러시아가 계획해온 전면적인 공격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탱크 등과 함께 중무장한 보병 부대를 전선에 투입하며 진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하이다이 주지사는 설명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우리 군이 상대방의 공격을 상당 부분 격퇴했다”며 “그들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아직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아직 우리의 방어군이 통제력을 잃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군사 블로거들도 이번 러시아군의 공세에 관한 언급을 내놨다.

예브게니 포두브니는 “우리는 지난해 가을 말부터 적들로부터 작은 정착지를 탈환하는 데에 성공했다”며 “상황은 어려우나 주도권은 전반적으로 우리 쪽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우크라이나군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공세에 투입 가능한 전력이 구체적으로 탱크 1800대, 장갑차 3950대, 포대 2700문, 소련 시절 로켓발사대 810문, 전투기 400대, 헬기 300대 등에 달한다고 전했다.


앞서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이 되는 오는 24일을 목표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1주년’이라는 시점 자체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독일제 주력전차를 인도받기에 앞서 우위를 점하려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러시아군이 최근 동부전선으로 장병을 계속 배치하는 것 또한 단순히 전사자의 자리를 메우려는 것이 아니라 봄철 대규모 침공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디언은 러시아군의 전략에 대해 “수도 키이우 등 대도시에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동남북 세 방면에서 진격해오는 것도 하나의 시나리오라고 우크라이나 관리가 설명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러시아군 공격의 타이밍은 알 수 없다”면서도 동부에서 실질적인 공세가 이미 시작됐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러시아는 자신들이 장악한 루한스크 크레미나 지역에서부터 우크라이나 중심부를 향해 서쪽으로 나아가려는 상황이고, 우크라이나는 크레미나에서 스바토베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차단하기 위해 시도 중이다.

러시아군으로서는 스바토베와 크레미나에 걸쳐 있는 방어선을 뚫으면 도네츠크 지역의 요충지 크라마토르스크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셈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 지역에서의 작전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 포착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ISW는 “우크라이나군이 지금까지는 상대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막고 있지만, 최소 3개의 러시아군 주요 사단이 이 지역 공격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러시아군의 공세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도네츠크 부흘레다르 마을에서 20대 넘는 러시아군 장갑차들이 손상된 것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하며 방어 의지를 다졌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우크라이나에는 중장비와 포탄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방어는 물론 반격 작전도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서방에 군사 장비 지원을 다시 한번 호소했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