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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배고픔과 싸워야…위기의 튀르키예 생존자들




이에 더해 피해지역에 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진 발생 지역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는 15도나 낮은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인명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의 지진 대응 담당자인 로버트 홀든은 9일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끔찍하게 악화하는 상황 속에 많은 생존자들이 아직 야외에 머물고 있다”며 “물과 연료·전력·통신 등 생존 필수재의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고, 최초 재해보다 더 많은 사람을 해칠 수 있는 2차 재해가 발생할 실질적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강진의 진앙(지진의 진원 바로 위에 있는 지점)에 위치한 튀르키예 동남부 도시 카라만마라슈에선 전체 건물의 약 40%가 파손됐다. 튀르키예 당국은 자국 내 붕괴한 건물만 6500채고, 손상된 건물은 셀 수조차 없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건물들도 강력한 진동에 골조 등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 추가 여진까지 이어지면서 피해 지역 주민 다수는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야외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다수 이재민들이 천막을 치거나 체육관 등에 마련된 임시숙소에 머물고 있지만 상당수는 노숙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식료품과 약품 등의 공급도 충분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선 어린이 외투와 구호물자를 나눠주는 트럭이 도착하자마자 순식간에 주민 수십 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식수는 물론 난방을 위한 전기 등이 끊어진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추위까지 덮치면서 저체온증과 배고픔에 생존을 위협당하는 이재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12년 넘게 내전 중인 시리아 지진피해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쟁으로 약화한 건물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사람들을 덮친 데다 반군이 장악한 북서부 지역에 피해가 몰려 있다는 이유로 시리아 정부가 국제사회의 구호 활동을 막고 있어서다.

시리아 민방위부는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 최소 203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 발표한 사망자는 1347명이다.

이에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는 9일 이번 참사에 대응할 역량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오랜 내전과 서방의 대시리아 제재에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지진에 관한 긴급회의를 주재했지만, 지진 발생 후 닷새가 넘도록 피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성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