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투기가 자국 영공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한 번에 격추하지 못하고 40만 달러(약 5억원)에 이르는 ‘사이드와인더(방울뱀)’ 미사일 1기를 낭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격추한 미확인 비행체 3개가 중국 등이 보낸 정찰용이 아닌 상업·연구용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 정부가 과민반응을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 등은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브리핑을 통해 “지난 12일 발사된 첫 미사일이 표적을 빗나가 바로 호수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2일 미 국방부는 미시간주 휴런호 약 6000m 상공에서 공군 F-16 전투기가 AIM-9 사이드와인더 미사일로 ‘8각형 구조물’을 격추했다고 발표했었다.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최근 연쇄적으로 격추한 비행체들에 대해서도 “상업·연구단체와 관련된 완전히 무해한 풍선일 수 있다”며 “이 가설이 가장 유력한 설명”이라고 언급했다. 또 “지금까지 우리는 3개의 비행체가 중국 정찰풍선 프로그램의 일부라는 구체적 징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캐롤라이나 해변에서 격추된 정찰풍선이 중국 측 실수로 미국 본토로 왔을 수 있다”고 전했다.
괌 미군기지를 감시하려던 풍선이 이상기후로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본토로 간 뒤 군사시설 정찰로 목적을 변경하면서 이번 사태를 초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민간 과학연구용 비행선’ 주장을 이어가면서 한국을 압박했다. 중국 외교부는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이 전날 정재호 주중대사를 만나 미국이 민수용 무인 비행선을 격추한 데 대한 중국 입장을 알렸다”면서 “쑨 부부장은 한국 측이 시비곡직을 분명히 가려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며 공정한 판단을 내리길 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해협에서 발견한 중국 풍선은 기상관측용으로 확인됐다고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들이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