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51)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헤일리 전 대사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공화당 내 차기 대선 경쟁이 불붙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헤일리 전 대사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대선에 출마할 것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워싱턴의 (정치)시스템은 계속 우리를 실망시켰다”며 “이제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이 국가 재정을 책임지고, 국경을 보호하며 국가와 자긍심, 우리의 목적을 더 강하게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주의 좌파는 역사를 다시 쓸 기회를 노린다. 중국과 러시아가 진격 중”이라며 “나는 괴롭힘을 참지 않는다. 발차기할 때 (하이)힐을 신고 있으면 그들을 더 아프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세대교체론과 여성임을 내세워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워싱턴에서 지도자가 되기 위해 여든 살이 돼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고령의 트럼프(77)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80) 대통령을 한꺼번에 저격했다.
NYT는 “트럼프식 ‘힘의 외교’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헤일리 전 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시절부터 백인·남성 중심의 공화당 전통을 깰 수 있는 유력 여성 정치인으로 각광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주의자이면서 극단적 우익은 배척한다는 점에서 유권자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헤일리 전 대사는 2011~2017년 초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지냈으며, 트럼프 정부에서 유엔 대사를 지냈다.
그는 2015년 찰스턴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주목받던 남부연합기를 공공장소에 게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처리하면서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주지사직을 던지고 유엔주재 대사로 취임한 뒤에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경 제재를 주도해 ‘북한 저승사자’란 별명을 얻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