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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만에 또 규모 6.3 강진 발생… “공포라는 말로 부족합니다”


대지진으로 수만명이 목숨을 잃은 튀르키예에서 2주 만에 규모 6.3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6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20일(현지시간) 오후 8시 4분쯤 튀르키예 동남부의 하타이주 데프네에서 진도 6.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3분 뒤에는 같은 하타이주 사만다그에 규모 5.8 여진이 일어났다. 튀르키예 당국은 90차례 여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하타이는 지난 6일 대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 중 하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여진으로 튀르키예에서만 최소 6명의 사망자와 29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에서도 최소 47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보고서를 내고 이날 규모 6.3 여진으로 100~1000명이 숨질 확률이 46%이라고 밝혔다.

하타이주 안타키아에 거주하는 에마스(46)는 무너진 집안에 갇히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그는 “물건을 꺼내오려고 잠깐 집에 들어간 사이 갑자기 집이 흔들리더니 그대로 무너졌다”며 “운 좋게 잔해 사이로 빈 공간이 생겨서 몸을 숨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마스는 이웃 주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했다. 하지만 지진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졌다. 그는 “공포라는 말로 그 두려움을 표현하기 부족하다”며 “새로운 단어가 필요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진은 진원지에서 약 150㎞ 떨어진 가지안테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불안함을 느낀 시민 일부는 다시 ‘차박’과 텐트 생활을 선택했다. 기자가 이날 오후 10시쯤 찾은 가지안테프 교외의 한 주유소는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로 업무가 반쯤 마비된 상태였다. 주유기가 8개인데도 수십 대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주유소 관계자는 “조금 있으면 기름이 전부 동날 듯하다”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30대 남성 메흐메트는 지진을 느낀 뒤 딸과 함께 황급히 피난길에 올랐다. 그는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어머니가 사는 곳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메흐메트는 주유소 안 편의점에서 칫솔, 치약 등을 구매한 뒤 딸의 손을 끌고 서둘러 차에 탔다.

한편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이번 지진 누적 사망자는 4만7000명을 넘어섰다.

가지안테프=이의재 특파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