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학원 인공지능(AI) ‘알파워’(AlphaWar)가 워게임에서 인간처럼 작동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3일(현지시간) “중국과학원 연구진이 지난 17일 중국 저널 쯔둥화쉐바오에 ‘알파워가 2020년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서술한 논문을 실었다”고 보도했다. 알파워는 2016년 프로바둑 기사였던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4승 1패로 승리해 세계적 주목을 받은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AI ‘알파고’에서 차용된 이름이다.
튜링 테스트는 영국 전산학자 앨런 튜링(1954년 사망)이 고안한 컴퓨터의 AI 인지력 판별 실험이다. 대화나 반응에서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컴퓨터의 연산은 사고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이 실험의 취지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대화형 AI ‘챗GPT’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일부 군사 전략가들이 ‘알파워’와 아군과 적군으로 나뉘어 여러 차례 워게임을 펼치는 과정에서 인간과 구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런 실험 결과를 2년 넘게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가장 강력한 컴퓨터에서도 실제 전투를 시뮬레이션하는 건 어려운 작업”이라며 “현대전에서 다른 기술·장비를 갖춘 엄청난 규모의 전투 병력, 지원 병력이 참여해 문제의 규모를 키운다. 인간은 예측되지 않는 실수를 범하거나 고도로 불균형적인 상황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뤄낸다. 이런 불확실성이 전투의 과정을 바꿀 수 있다. 여기서 AI가 (인간의 전쟁 방식을) 배우고 흉내를 내는 건 극도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알파워는 여전히 실수를 저지르고, 부대 간 협업과 무기 사용을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인간 전략가들에 다소 뒤처져있다”며 “군사 전략가들로부터 학습하거나 그들을 상대로 게임을 펼치면서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챗GPT’와 유사한 대화형 AI의 언어 모델을 포함한 새로운 도구들이 알파워와 다른 AI의 워게임의 능력을 향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