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피지컬: 100'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K-리얼리티쇼'에 대한 국제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는 오늘(27일) '다음 한국 문화 트렌드는 K-리얼리티쇼?'라는 제목으로 최근 전 세계에 불어닥친 '피지컬: 100' 열풍을 조명했다.
'피지컬: 100'은 상금 3억원을 걸고 참가자 100명 가운데 최고의 '몸'을 찾는 서바이벌 예능으로, 2월 둘째 주와 셋째 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시청 시간 1위를 차지했다.
BBC는 K-팝과 K-드라마의 인기를 고려하면 이러한 성공은 예상 가능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전혀 아니다라며 리얼리티쇼는 한국에서 수십 년간 인기를 끌면서도 해외로 나아가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팬들이 '피지컬: 100'에 매료된 가장 큰 이유는 여타 글로벌 예능에서는 보기 힘든 '동지애'에 있다고 BBC는 전했다.
참가자들끼리 서로를 북돋는 모습과 팀워크로 얻어낸 최약체 팀의 승리 등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해외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는 것이다.
그간 글로벌 제작자들은 주로 한국 예능의 포맷만 따와 현지화된 콘텐츠를 만들어왔으나, 넷플릭스는 '피지컬: 100'으로 한국어 리얼리티 흥행에 도전했다는 점에도 BBC는 주목했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K-드라마에 빠진 시청자들을 겨냥해 이러한 콘텐츠에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NBC는 '피지컬: 100'이 아시아인들의 신체에 대한 오랜 선입견을 깨는 데도 일조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톤힐칼리지 스탠리 탕가라지 인류사회학 교수는 이 쇼가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인종과 능력을 연결하는 방식을 흔들어 놨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칼스테이트 사회학 부교수 크리스티나 친 역시 역사적으로 서구 사회는 힘에 대해 상상할 때 백인 또는 흑인의 몸을 떠올린다며 쇼의 아시아 출연진들은 이러한 역학을 깼고 시청자들은 인종을 뛰어넘어 참가자들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식스팩'뿐 아니라 울룩불룩한 근육, 가는 몸, 튀어나온 배나 넓은 어깨 등 다양한 체형을 가진 출연자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체형에 대한 고정관념도 건드렸다고 NBC는 설명했다.
'피지컬: 100'에서는 어떠한 체형도 특별히 우월하지 않으며, 전형적인 틀 안에 들어가지 못한 출연자들도 살아남곤 한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피지컬: 100'에 출연하는 여성 참가자들이 당당히 몸을 자랑하는 모습은 아시아인의 여성스러움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해체한다고 탕가라지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