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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쓴 화장지가…“하천 속 ‘영속적 화학물질’ 진범”


변기에 버린 화장지가 환경오염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의 주요 배출원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대 티모시 타운센드 교수 연구진은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환경 과학과 기술 회보’에 실은 논문에서 “

PFAS는 ‘영속적 화학물질(forever chemical)’로 불린다. 쉽게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는 성질 탓이다. 물리적인 안정성과 화학적인 저항성을 갖춰 비누, 옷, 샴푸 등의 다양한 제품에 적용된 PFAS의 종류만 수천가지로 분류된다.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생물에 축적돼 대체품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타운센드 교수 연구진은 북미 유럽을 포함한 4개 대륙에서 구한 화장지와 플로리다주에서 채집한 하수에서 34종의 PFAS를 채취했다. 그 결과 화장지와 하수 슬러지에서 PFAS의 한 종류인 ‘6:2 diPAP’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 ‘6:2 diPAP’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PFAS로 전환될 위험을 가진 물질이다.

한 사람이 화장지를 1년간 하수로 배출하는 ‘6:2 diPAP’의 양은 6.4㎍에서 80㎍였다. 연구진은 “화장지 속 PFAS 물질이 하수 처리 과정에서 누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린다 리 미국 퍼듀대 환경화학과 교수는 2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타운센드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대해 “규제 당국과 정책 입안자들이 PFAS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장기적으로 PFAS를 규제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유럽화학물질청(ECHA)는 1만종 이상의 PFAS 사용 제한을 목표하는 ‘EU 화학물질 등록·평가·승인 제한(REACH) 보고서’를 지난달 7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규제 당국은 PFAS의 대체 물질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도록 권고한다. 기업이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도록 전환 기간을 18개월로 두고, 이후 완전 금지까지 예외적 사용을 일정기간 허용하는 식이다.

다만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네덜란드 보건 당국은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했다.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소(RIVM)은 “기업이 대체물질을 개발·확보해야 한다”면서도 “대부분의 경우 대체물질이 없고 확보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