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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이민자 혐오’ 튀니지에 지원 프로그램 중단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의 인종차별적인 반 이민자 발언 이후 세계은행(WB)이 튀니지에 대한 향후 지원 프로그램 마련 작업을 중단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튀니지와의 향후 협력을 중단한다고 전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맬패스 총재는 구체적으로 오는 2023~2025년 튀니지에 대한 ‘국별 파트너십 프레임워크’ 절차를 일시 중지하고, 오는 21일 새로운 전략적 계약을 검토하는 이사회 회의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은행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별 파트너십 프레임워크는 세계은행이 회원국의 빈곤 탈출과 성장을 돕기 위해 운용 중인 핵심 수단 중 하나다. 세계은행은 튀니지 정부가 국가 재정을 위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모색함에 있어 튀니지의 식품 수입 및 사업 개발 자금을 지원해 왔다.

맬패스 총재는 내부 공지문에서 “이민자와 소수자의 안전과 포용은 ‘모든 형태의 포용, 존중, 반인종주의’라는 우리 기관의 핵심 가치의 일부”라면서 “차별, 공격성, 인종차별적 폭력을 조장하는 공개적인 발언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맬패스 총재는 세계은행이 추가 보안 조치를 포함해 튀니지, 특히 아프리카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가안보회의에서 “튀니지의 인구 구성을 바꾸려는 불법적인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당국에 이민자들의 구금과 추방 등 단속 강화를 주문했다. 이후 경찰이 수백명의 이주민을 구금했고, 수백명의 이민자들이 주거지에서 즉석에서 쫓겨나거나 직장에서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말리 등 일부 국가의 현지 대사관은 자국민들에게 임시 숙소를 제공하기도 했다.

국제 사회의 비판이 확산하자 사이에드 대통령은 인권과 자유를 중시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하고, 튀니지 외교부도 기자회견을 열어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