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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 살인범과 닮아…美 흑인男 18년 억울한 옥살이


미국의 한 흑인 남성이 자신과 닮은 동명이인의 사진을 근거로 경찰이 잘못된 수사를 한 바람에 18년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연이 밝혀졌다.

에릭 곤살레스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지방검사장은 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살인죄로 복역 중인 셸던 토머스(35)의 유죄 선고 무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토머스의 기소를 취소하고 법원에 그의 석방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브루클린지방검찰청 유죄판결재검토부(CRU)가 진행한 조사에서 토마스가 과거 수사 과정에서 살인 누명을 뒤집어썼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04년 12월24일 브루클린의 이스트 52번가-스나이더 애비뉴 모퉁이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4세 소년 한 명이 숨지고, 길을 지나가던 한 남성이 부상을 입었다. 토머스는 당시 용의자로 지목돼 2급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25년에서 최장 종신형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CRU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범인은 토머스가 아니라 토머스와 같은 동네에 사는 동명이인 ‘셸던 토머스’였다.

경찰은 당시 사건 발생 직후 목격자에게 6명의 흑인 남성 사진을 보여주고 용의자를 지목하도록 했다. 목격자가 지목한 범인은 토머스의 동명이인 ‘셸던 토머스’ 사진이었다. 그런데 경찰은 진범인 셸던 토머스가 아닌, 이름이 같은 토머스의 집으로 잘못 찾아가 그를 체포했다. 공교롭게도 사진 속 진범의 얼굴은 토머스와 닮기까지 했다.

토머스는 ‘살인을 저지른 적 없다’고 항변했지만 경찰은 이를 듣지 않았다. 그가 사건 당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브루클린이 아닌 퀸즈 지역에 있었다고 주장한 알리바이도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토마스가 체포된 지 1년 반만에 당시 목격자가 지목한 사진은 토마스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의 사전 심리 과정에서 일부 경찰관의 허위 진술도 밝혀졌다. 그런데도 담당 판사는 두 토머스가 서로 닮았고 사진 외에도 경찰이 그를 체포할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재판을 그대로 진행했다. 잘못된 수사가 바로잡힐 기회가 있었음에도 억울한 옥살이가 지속된 셈이다.

CRU 측은 “반복된 실수와 잘못된 지시로 토마스는 부당하게 자유를 박탈당했다”며 “피고인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