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병사 어머니와 부인들이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징집병들을 최전선 도살장으로 보내지 말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에 내몰려 총알받이가 되는 징집병 현실을 고발하고 나선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SOTA에 여성 20여명이 등장하는 동영상 한 편이 공유됐다. 이 여성들은 영상에서 ‘580 곡사포병사단’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서 “제대로 된 훈련과 보급 없이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지 말라”고 외쳤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부분 동원령으로 징집된 남편과 아들들이 불과 나흘짜리 훈련을 받고 이달부터 강제로 공격부대에 들어갔다” “동원병들은 100명의 중무장한 적군에 대항하기 위해 한 번에 5명꼴로 투입되고 있다” 등 현재 러시아군 실태를 전했다.
이어 제대로 된 훈련이나 장비 지급 없이 전쟁에 동원되는 병사들을 ‘도살장에 가는 양’에 빗대면서 “최전선에서 이들을 철수시키고, 포병들에게 대포와 탄약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그 해 9월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동원령을 발령해 약 30만명을 징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의 군 동원령 이후 러시아 청년들의 탈출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강제 징집을 피해 달아난 사람만 수십만 명이며, 한때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은 노인과 환자, 장애인을 징집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요충지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사령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16차례 공격했고, 바흐무트에서는 23차례 충돌이 발생했다”며 “전투 과정에서 러시아군 221명이 숨지고 314명이 다치는 등 러시아 측 전력 손실이 컸다”고 전했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