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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상승… 연준 ‘금리 고민’ 커졌다


미국의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이 6%로 나타났다. 하락세는 이어졌지만 안심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무엇보다 과도한 금리인상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금융기관 연쇄 위기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제기된 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로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은행 위기 중 해결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는 관측이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14일(현지시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월 CPI 상승률이 6.0%로 지난 1월(6.4%)보다 0.4% 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도 5.5%로 나타났다. 지난달(5.6%)보다 0.1% 포인트 낮다. 물가를 낮추려는 연준 노력이 험난할 것임을 재확인시켜 주는 수치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 연준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붕괴로 투자자들은 연준 대응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며 “금리를 너무 많이 인상하면 금융 시스템에 파열이 생기고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은행의 실패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차입비용이 높아져 은행 위기 사태가 발생했다는 연준 책임론을 언급한 것이다. 연준이 지난 1년간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 등 자산의 실질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했다. 미 경제전문 CNBC방송은 “채권을 대량 보유한 미국 은행들의 잠재적 손실이 6200억 달러(약 806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연준이 물가 상승과 금융 불안정이라는 이중의 위협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 주식시장 개장 전 거래에서 은행주들은 전날 낙폭 상당 부분을 회복하며 일단 진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SVB로 촉발된) 위기를 피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예고했던 금리 인상 대신 동결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리 인상론자인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럴리는 지난달 ‘최종 기준금리 5% 인상’ 주장을 철회하고 “0.25% 포인트 인상 정도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금융시장 전체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변했다”면서 “SVB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뱅크런을 발생시키는 현실에서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준은 SVB에 대한 당국의 감독과 규제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에 나섰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신창호 선임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