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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정찰풍선’ 격추… 양국관계 최악 상황


미국이 영토 침해 논란을 일으킨 중국의 정찰풍선을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하고 잔해 수거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 취소 결정에 연이은 강공책이다. 미국은 이번 사안을 주권침해로 규정하며 정면대응을 펼치고 있어 최악의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할 위기에 처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라 북부 사령부 전투기가 중국이 발사한 고고도 감시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며 “미국 본토의 전략적 장소를 감시하기 위해 중국이 사용하던 열기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바로 앞바다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군은 세계 최강 F-22 전투기에서 단거리공대공미사일 AIM-9X를 발사해 정찰풍선을 격추했다. SNS 등에는 대서양 상공에서 폭발과 함께 풍선이 터지며 기구 잔해가 추락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주변 상공에는 다수 미군 전투기가 비행했고, 해상에선 함정들이 잔해 수거 작전에 돌입했다. 미 정부는 잔해를 분석해 정찰풍선의 목적과 정보 수집 장비 탑재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미국의 강경 대응은 얼어붙은 미·중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기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박진 외교부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것(정찰풍선)이 중국의 감시 도구라고 확신한다”며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에 존재하는 것은 미국의 주권과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다만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에게 중국과 외교적 관여를 할 준비가 돼 있으며 여건이 될 때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성명을 내고 “미국이 민간용 무인 비행선을 무력으로 공격한 데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비행선이 불가항력으로 미국 영공에 진입한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알렸다”며 “미국이 이 문제를 냉정하고 전문적이며 감정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적절히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