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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은행주 반등 성공…무디스 “美 은행시스템 전망 부정적”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 중형 은행 3곳의 연쇄 파산 이후 처음으로 미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폭락한 주요 은행주들이 낙폭을 만회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정부의 강력한 조치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따른 고금리 영향이 서서히 실물 경제에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미 전체 은행 시스템 신용 등급 전망이 하향됐다.

14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6%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직전 5거래일 연속 하락을 끊어내고 반등에 성공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68%), 나스닥지수(2.14%)도 급등했다.

SVB, 시그니처은행 사태로 폭락했던 은행주가 이날 안도랠리를 펼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팩웨스트뱅코프(33.85%), 퍼스트리퍼블릭은행(26.98%), 웨스턴얼라이언스(14.36%) 등은 급등했고 코메리카, 자이언스뱅코프 등도 3~4% 올랐다. 시티그룹(5.95%), 웰스파고(4.58%), 뱅크오브아메리카(1.31%) 등 대형 은행 주가도 상승 마감했다.

자산운용사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수석 투자전략가는 “정부 발표가 투자자들의 흐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공포가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는 것이다.

다만 은행주는 오후 들어 상승폭을 반납하며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신호도 나타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전날 급격한 손실에서 부분적으로 회복되었으며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평가했다. 제라드 디피포 CSIS 선임연구원은 “SVB의 실패로 인한 글로벌 위험은 추가 위기가 없다면 최소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정부 조치가 추가적인 뱅크런을 막기에 충분한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미국의 전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무디스는 “SVB와 실버게이트은행, 시그니처은행에서 벌어진 예금 인출 사태와 이들 은행의 파산에 따라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실현 손실이 크고, 개인 고객이 적고, 비보험 예금주가 많은 은행은 여전히 예금주들의 (인출) 경쟁에 더욱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SVB와 상황이 비슷한 금융기관은 여전히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연준의 긴축 정책도 등급 전망 하향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무디스는 “계속되는 통화정책 긴축으로 압력이 지속하는 것은 물론 악화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며 “채권 자산의 비율이 높은 은행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