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주요 6개 중앙은행이 달러 유동성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공동 조치를 발표했다. 7일 만기 달러 유동성 스와프 빈도를 주 단위에서 일 단위로 늘려 자금 조달 시장 압력을 완화하겠다는 의도다.
연준과 ECB, 영국,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 6개 중앙은행은 19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달러 유동성 스와프 라인 계약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조치를 발표한다”며 “20일부터 7일 만기 운영 빈도를 주 단위에서 일 단위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소 4월 말까지 계속된다.
이들 은행은 “중앙은행간의 스와프 라인 네트워크는 글로벌 자금 조달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는 중요한 유동성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며 “이는 (시장의) 긴장이 가계와 사업에 신용을 공급하는 데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통상 달러 가용성에 어려움이 있을 때 이런 조처를 한다. 로이터통신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를 연상시키는 조치”라며 “이는 미국의 은행 두 곳이 파산한 뒤 크레디트스위스(CS)가 시장에서 압력을 받는 등 대서양 양쪽의 최근 금융 시스템 혼란에 대해 중앙은행들이 갖는 우려의 깊이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성명은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의 CS 인수 발표 직후 나왔다.
최근 금융 시스템 위기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선 달러 유동성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아졌다. 로이터는 “유럽의 경우 최소 2개의 주요 은행이 지역 은행 부문에서 (위기가) 확산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며, 당국이 더 강력한 지원 신호를 보내며 개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중앙은행이 스와프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은행 문제로 인한 여파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스와프 라인은 통화를 교환하기 위해 중앙은행 간의 계약이다. 연준과 스와프 라인을 통해 ECB는 미국 달러를 같은 금액의 유로와 교환해 받을 수 있다. ECB는 이를 유로를 사용하는 20개국 상업 은행에 분배할 수 있다. 시장 가치가 아닌 미리 약속한 환율로 교환하는 거래여서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가격 변동 영향도 피할 수 있다.
미국은 2007년 12월 ECB 및 스위스 중앙은행과 처음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이듬해 9월 영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과도 추가 계약을 맺었다.
한편 미 재무부와 연준은 UBS의 CS 인수에 대해 “금융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스위스 당국의 발표를 환영한다”며 “우리는 국제적인 카운터파트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