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우크라이나 침공이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EU회원국 정상으론 처음으로 지난 11일 푸틴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가졌던 그는 최근 회담 뒷얘기를 언론에 상세하게 전했다.
네함머 총리는 17일(현지시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다. 그는 러시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으며 돈바스 지역의 제노사이드가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네함머 총리는 지난 11일 크렘린궁을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75분간 회담했다. 오스트리아-러시아 정상회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회원국 정상으로서는 첫 대면 회담이었다. 오스트리아는 스웨덴·핀란드 등과 함께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EU 여섯 개 국가 중 하나다.
푸틴 대통령을 방문하기 전 민간인 학살 정황이 포착된 부차를 찾기도 했던 네함머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전쟁 범죄의 국제 공조에 협조하겠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방 세계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쟁 범죄를 밝히기 위해 국제 공조는 필수적인데, 푸틴과 서방 세계의 불협화음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국제 공조 가능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네함머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잘 알고 있냐’고 진행자가 묻자, “푸틴 대통령이 ‘전쟁은 빨리 끝나는 것이 늦게 끝나는 것보다 낫다’는 독일 속담을 인용했다”며 “그가 지금 우크라이나에서의 상황을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행자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가능성을 타진하자 “우크라이나는 당장은 재건과 회복에 힘써야 한다. 회복이 끝나는 대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도움과 연대가 필요한 대상이 생긴다면 오스트리아는 반드시 도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네함머 총리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용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가 핵무기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답했다.
서민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