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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암호화폐 업계 최고 권력자 향해 칼 뽑았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제소됐다. 미 규제 당국이 가상화폐 업계의 최고 권위자이자 가장 영향력 큰 인물로 볼 수 있는 자오창펑을 겨냥해 처음 칼을 뽑은 것으로 업계 전체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CFTC가 바이낸스와 자오 CEO에게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이날 시카고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장에는 자오 CEO가 상품거래규정(CEA) 핵심 조항 8개를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돈세탁과 테러자금 거래를 막기 위한 조항도 여기에 포함됐다. 바이낸스의 전 최고규정준수책임자인 새뮤얼 림 역시 이러한 위반을 방조한 혐의로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CFTC는 바이낸스가 거둔 불법 이득의 추징과 함께 민사상 벌금, 영구적인 거래·등록 금지 등을 법원에 요청했다.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은 “이번 제소는 미국 법을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피하려는 디지털 자산 플랫폼과 개인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댄스 측은 미국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을뿐더러 미국 관할에 속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설립자이자 제소 당사자인 자오 CEO가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홈페이지에 반박문을 올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CFTC와 협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실망스러운 민원을 제기했다”며 “불완전한 사실관계가 기재돼 있으며 바이낸스는 CFTC가 주장하는 대부분 것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낸스는 미국 사용자를 차단하고 있으며 바이낸스보다 더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을 사용하는 회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자오 CEO는 1977년 중국 장쑤성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캐나다로 이주한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12살 때인 89년 교수였던 아버지가 중국에서 추방되면서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해 정착했다. 이후 캐나다 맥길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를 취득한 뒤 도쿄와 뉴욕을 오가며 선물거래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했다.

암호화폐의 커다란 잠재성을 눈여겨본 것도 이때였다. 자오 CEO는 2014년 전 재산을 털어 비트코인을 산 뒤 3년 뒤인 2017년 7월 중국에서 바이낸스를 설립했다. 중국 정부가 설립 2개월 만인 그해 9월 암호화폐를 불법화하고 모든 거래소를 폐쇄하면서 중국을 떠나야 했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바이낸스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열풍이 일어나면서 최대 거래소가 됐다. 자오 CEO도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이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보면 현재 보유 재산이 258억 달러(약 33조5100억원)로 세계 51위 부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낸스를 겨냥한 CFTC의 이번 규제 조치를 두고 “주요 국가 정부와 검열 없이 전 세계에서 자유롭게 돈을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암호화폐 옹호자들의 비전이 충돌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