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전용 장갑열차로 추정되는 사진을 처음 공개한 러시아 청년이 스리랑카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의 전용 열차는 극비리에 움직이는 ‘비밀 열차’로 유명하다.
수년간 푸틴 대통령의 열차를 추적해온 미하일 코로토코프(31)씨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러시아를 떠나게 됐다고 뉴스위크 일본판이 18일 보도했다.
코로토코프씨는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 보안국(FSB)이 푸틴 대통령의 열차 추적에 대한 경고 조치로 자신을 사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철도 오타쿠’였던 코로토코프씨가 2018년 푸틴 대통령의 비밀 열차로 추정되는 이미지를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최초로 공개한 것이었다.
당시 코로토코프씨는 “이런 기차를 타는 사람은 보통이 아닐 것”이라며 사진 속 열차가 푸틴 대통령의 것임을 암시했다.
그러다 코로토코프씨는 2021년 5월 섬뜩한 일을 겪게 된다.
그가 친구와 사적으로 통화한 내용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댓글에 줄줄이 달린 것이다. 해당 통화는 두 사람이 계획하고 있던 하이킹 여행, 푸틴 대통령의 딸과 관련된 내용 등이었다.
코로토코프씨는 자신이 FSB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고, 유튜브 댓글은 열차 추적을 중단하라는 FSB의 경고로 해석했다.
코로토코프씨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자 자신의 블로그부터 폐쇄했다. 자신이 찍은 열차 사진에 테러 혐의가 덧씌워질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7개월 뒤 푸틴 대통령이 부분동원령을 발령했을 때 코로토코프씨는 결국 러시아를 떠났다. 그는 현재 스리랑카 해변 근처에서 온라인으로 IT 교육을 하고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