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학생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남가주 한인사회의 연간 장학금 규모가 300만 달러를 넘어섰다.본보가 지난 한 해 동안 장학금을 지급한 한인 단체와 기업, 개인이 운영하는 장학재단의 장학금 액수를 전수조사한 결과, 연간 장학금 규모는 300만8,000여달러에 달했다. 현재 남가주 지역 중.고교생들과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장학단체는 줄잡아 50여 곳에 달하고 있다. 이들 단체와 기업, 개인 장학재단들은 재정적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자선 골프대회 등을 통해 기부금을 조성하는 한편 날로 치솟는 대학 등록금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장학금 액수를 늘리고 있다.장학단체들은 적게는 2명, 많게는 2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500달러에서 1만5,000달러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고 았다. 한해 1,500여명의 학생들이 각종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달라스, 아틀란타, 시카고 등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타주에서도 장학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어 이를 합한 연간 장학금 규모는 500만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남가주를 포함한 미주 한인사회의 장학단체 역사는 지난 1969년 설립된 ‘한미장학재단’과 1981년 출범한 ‘재미한인장학기금’에서 시작됐다. 한인사회 최대 규모의 장학단체 중 하나인 한미장학재단은 지난해 부터 기아 아메리카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아장학금’을 신설했다. 한국 정부가 지원하고 주미대사관이 운영하는 재미한인장학기금은 1981년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출연한 기금으로 시작했다‘뉴스타장학재단’ 등 남가주에 기반을 둔 일부 장학재단의 역사도 20여년이 넘었다. 뱅크오브호프와 뱅크카드서비스, 센터메디컬그룹 등 한인사회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장학금을 통해 사회환원에 앞장서고 있다.나성영락교회와 남가주 사랑의교회를 비롯한 한인교회들도 한인사회 장학문화에 형성에 일조했다. 남가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영락장학회는 지난 1987년부터 지금까지 36년 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신학생과 목회자 자녀, 일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서울대 미주총동창회와 남가주 경기여고 동문 모임인 경운회 산하 경기재단 등은 동문 장학금에서 출발해 커뮤니티 장학재단으로 성장했다. 밀알장애인선교회 등 일부 단체는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특별 장학금을 조성했다.최근 들어선 한인사회에서 부를 일군 한인 기업가들이 앞다퉈 개인 장학재단을 만들고 있다. 대형 의류기업 ‘엣지마인’의 강창근 회장이 설립한 ‘강 드림재단’과 이상영 PCB 이사장이 만든 ‘리&리 재단’ 등이 대표적이다.또 미주 한인보험재정전문인협회 등 일부 단체와 한국외대 남가주동문회와 같은 몇몇 동문회는 올해 처음 장학생을 선발하기로 하고 기금 모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교육자 출신으로 35년간 꿈나무 장학금을 운영해 온 차종환 한미교육원장은 “처음 장학사업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남가주 한인사회의 장학단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면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인사회의 장학금 규모는 오히려 크게 늘어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한인 2세 베로니카 노 변호사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 꿈나무 장학생이었고, 대학에 입학해서는 경기여고재단과 한인CPA협회에서 장학금을 받아 부족한 학비를 보탤 수 있었다”면서 “주류사회 어느 장학금보다 한인사회 장학금이 가장 자랑스럽고 뿌듯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