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부활절 행사를 하던 중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갑자기 ‘부활절 토끼’가 나타나 인터뷰를 방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토끼의 정체가 백악관 메시지 기획국장으로 확인되자 공화당 측에선 “대통령이 토끼의 지시를 받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백악관에서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가 열렸다. 아프가니스탄과 관련된 기자의 질문을 받고 바이든 대통령이 답하려던 순간, 토끼 탈을 쓴 누군가가 불쑥 바이든 대통령 앞에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파키스탄은 되고, 아프가니스탄은 그래야 되는데, 사람들은 자유로워야 한다”며 불분명한 말로 대답을 시작하던 중이었다. 이때 화려한 토끼 탈을 쓴 사람이 나타나 손을 크게 흔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을 빼앗았다.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중단시킨 토끼는 바이든 대통령을 달걀 굴리기 행사장으로 안내했다.
토끼 탈을 쓴 인물은 메건 헤이스 백악관 메시지 기획국장으로 확인됐다. 헤이스 기획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부활절 토끼 탈을 쓰고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있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반대 진영에서 조롱이 쏟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말실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헤이스가 끼어들어 인터뷰를 끊었다고 본 것이다.
공화당 소속 조시 할리 상원의원의 대변인 아비게일 마론은 트위터에 “부활절 토끼가 미국 대통령에게 왜 지시를 하고 있는 거냐”고 지적했다. 버즈 패터슨 전 캘리포니아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는 “부활절 토끼탈을 쓴 참모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의 말을 잘랐다. 오직 바이든이 이끄는 미국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한국 나이로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평소 말실수가 잦고 주요 인사 이름을 종종 잊거나 장소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여러 차례 치매설이 불거진 바 있다. 최근에는 연설 후 허공에 악수를 건네는 모습이 포착돼 대통령의 치매설이 재점화됐다. 다만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는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던 것이 아니라 오른쪽 청중을 향해 손짓을 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