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16개월 이상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23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은 영국 세인트 토머스 병원 연구진들은 감염병 관련 유럽 의학학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오래 보유한 환자들의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환자는 기저질환이 있고 면역력이 매우 약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0년 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505일 이상 감염 상태를 유지했다. 72주 동안 정기 검사와 치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했지만, 2021년 사망 시까지 50차례가 넘는 검사에서 모두 양성 반응이 나왔다.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도 완치 판정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사라졌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롱 코비드’ 후유증과는 다르다. 루크 블레그돈 스넬 박사는 “매번 목구멍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했지만, 계속 양성 결과가 나왔다. 한 번도 음성인 적이 없었다. 환자 체내 바이러스의 유전체는 독특하며 일정했다. 재감염이 아닌, 한 번의 감염이 계속 이어진 사례라고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가 드물지만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넬 박사는 “오랫동안 감염될 경우 바이러스는 인간 숙주에 계속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돌연변이를 일으킬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간 감염자는 타인에 대한 전염성이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표에서 8주 이상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 9명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들은 장기 이식, 암 투병 등으로 면역 체계가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 이들의 평균 감염 기간은 73일이고 2명은 1년 이상 감염돼 있었다.
이 중 5명이 살아남았는데 2명은 치료 없이 완치, 2명은 치료 후 완치, 1명은 여전히 감염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이들에게서 새로운 위험한 돌연변이가 생기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에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