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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산당 공개 비판했던 매체 “독자와 작별” 갑자기 문 닫아


중국 공산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던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가 갑자기 문을 닫았다.

둬웨이는 지난 26일 홈페이지에 “내부 뉴스 업무 조정에 따라 독자 여러분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며 “오랜 기간 함께 하고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짧은 공지를 올렸다. 이밖에 다른 설명은 없었다. 이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모든 콘텐츠는 삭제됐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둬웨이는 지난해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공개 감독을 촉구하는 기사를 실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그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러한 전력 때문에 둬웨이가 중국 지도부 눈밖에 났고 갑자기 문을 닫게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둬웨이는 중국 당국이 지난달 동방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한 달 넘게 봉쇄 중인 상하이에서 벌어진 식량난 등과 관련한 소문을 일일이 반박하고 각 매체가 이를 그대로 보도하는 행태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둬웨이는 “매체가 헛소문만 반박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으면 더 많은 가짜뉴스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포털사이트에선 둬웨이 폐간 관련 뉴스를 찾아볼 수 없다. 중국 SNS 웨이보에는 “중국 정부가 뉴스 발행을 금지했다” “매일 뉴스를 보던 사이트가 갑자기 사라져 서글프다”는 글들이 간간이 올라왔다.

둬웨이는 중국 언론인이자 출판가인 허핀이 1999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한 ‘차이니스 미디어 네트’에서 시작됐다. 이후 2009년 홍콩 상장기업인 난하이가 인수해 둬웨이뉴스로 이름을 바꿨고, 뉴욕에서 베이징으로 본사를 옮긴 뒤로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둬웨이를 보유한 난하이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 등의 이유로 30억 홍콩달러(48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