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국내에서 오피스 빌딩에 대한 수요가 악화하며 채무불이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선 사무실의 32%가 아직도 비어있음에 따라앞으로 오피스 빌딩의 채무불이행 및 압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오피스빌딩의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어제(8일) 주류언론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국 내 사무실 공실률은 20.1%로 1979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부동산 데이터업체 트렙(Trepp)에 따르면 지난 7월 미 오피스 빌딩이 담보한 모기지(부동산담보대출) 증권 가운데 8% 이상이 연체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2013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조사에서도 올해 1분기 380억달러 규모의 오피스 빌딩 관련 대출이 채무불이행 또는 압류로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많은 오피스 빌딩 소유주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년 동안 초저금리에 대출을 받았으며, 상당수는 이제 다시 융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올해 초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모기지은행협회(MBA)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상환 또는 재융자 대상인 오피스빌딩 관련 상업용 모기지 규모가 1170억 달러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금리상승, 부동산 가치 하락 등으로 상환이나 재융자(차환)가 어려워졌다는 점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0~0.25%에서 5.25~5.50%로 가파르게 인상했고,이에 따라 모기지 금리도 크게 올랐습니다.
미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과 페니메이에 따르면 오피스 빌딩의 모기지 금리는 이날 기준 5.5~7.1% 수준입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인 샘 젤은 1990년대 부동산 침체기를 회상하며 연준이 재융자가 가능할 만큼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내년까지 살아남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근로자 3명 중 1명은 일부 또는 모든 업무를 집에서 수행하는 등 재택근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선 사무실의 32%가, 텍사스 오스틴에선 23%가 비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오피스 빌딩의 채무불이행 및 압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 대형 은행, 소규모 또는 지역 은행 등의 채권자는 금전적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자의 경우 보험회사 및 사모펀드 등의 기관이 전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약 절반을 차지합니다.
대형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액 가운데 30일 이상 연체된 금액은 소규모 은행과 비교해 4배에 달합니다.
소규모·지역 은행은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입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미국에서 규제 당국이 포트폴리오가 위험하다고 판단할 정도로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액이 많은 은행은 250곳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단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어느 정도 피해는 입겠지만, 상황이 엉망이 되지 않는 이상 그렇게 많은 은행들이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매체는 재택근무가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에게 경제적 고통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 시스템을 침몰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