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장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와 발언을 통해 “우리가 옷을 차려 입은 모습은, 말 한마디 하기 전에 이미 우리에 대해 많은 것을 드러낸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내가 처한 환경을 이해하고, 문화를 알아 이를 반영하고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그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정장을 입었고, 건설 공사장을 방문할 때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결국 아들 트럼프도 이 관행을 따랐다.
트럼프는 거의 항상 이탈리아제 최고급 정장 브리오니와 넥타이를 착용한다.
반면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CEO는 복장면에서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왔다.
머스크와 같은 실리콘 밸리의 IT 갑부들은 젊은 시절부터 기성 세대와는 달리 정장을 입지 않고, 자신들이 미국의 새로운 엘리트 계층임을 과시했다. 그들에게 티셔츠나 캐주얼한 복장은 패션이 아니라 메시지였다.
지난달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처음 열린 전체 각료회의에서도 캐주얼 복장으로 참석했던 머스크는 이달초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상하원 합동연설과 3월6일 두번째 전체 각료회의에서는 넥타이에 깔끔한 맞춤 정장을 하고 나타났다.
바로 지난달 군대식 복장으로 백악관을 방문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트럼프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당신, 오늘 제대로 차려 입었네”라고 조롱섞인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묘한 분위기 변화를 감지한 머스크는 이후 공식 행사에 정장을 입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당선인 시절인 작년 12월 펜실베이니아주의 MAGA 집회에서도 머스크가 무대에서 뛰며 배꼽이 드러나자 “이 녀석은 뭐가 문제야(What the f--- is wrong with this guy?). 그리고 셔츠는 왜 안맞는 거야?”라고 주변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