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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 자택 ‘황금변기 절도범’ 유죄평결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이 태어난 집에서 620만달러짜리 '황금 변기'를 훔쳐 판 절도범 일당이 범행 5년만에 법의 단죄를 받게 됐다.

영국 옥스초드 형사법원 배심원단은 오늘(3월19일) 마이클 존스(39)와 프레데릭 도(36)에 대해 '황금 변기' 절도 공모혐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존스는 2019년 9월 14일 이탈리아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예술작품인 '황금 변기'가 전시된 처칠 전 수상의 생가인 블레넘궁에 침입해 이 작품을 훔치는 데 가담했다.

그는 사건의 기획자이자 주범인 제임스 션(40)의 사주를 받고 사건 당일 새벽에 2명의 다른 일당과 함께 블레넘궁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처칠이 태어난 옆방에 설치돼 있던 황금 변기를 뜯어내 차량에 싣고 도주했다. 대형 망치와 쇠지렛대 등이 동원된 범행에 걸린 시간은 5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회 개막일이었던 범행 전날 현장을 직접 방문해 관람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해당 변기를 직접 사용하기도 한 그는 당시 경험을 묻자 "아주 인상적"이라고 답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다른 공범인 도의 경우 절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추후 주범인 션과 훔친 황금 변기를 옮기는데 관여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황금 변기'는 카텔란의 대표작으로 지나친 부에 대한 조롱을 담은 풍자성 강한 작품이다.

카텔란은 18K 황금 98㎏으로 만든 이 작품에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붙여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처음 전시했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2018년 미술관이 소장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임대하고 싶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체품으로 백악관 설치를 제안한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검찰은 주범 일당이 훔친 황금 변기를 조각내 녹인후 보석상들에게 팔아 현금화했다면서 "비록 도난당한 금이 전혀 회수되지는 못했지만, 이번 기소로 더 광범위한 범죄와 자금 세탁 네트워크를 와해하는데 기여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