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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전 장관 “트럼프, 시위대에 ‘그냥 쏘면 안 되냐’” 폭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백악관 인근으로 몰려든 시위대에 대한 발포를 검토했다는 전 각료의 증언이 나왔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일(현지 시각) 트럼프 행정부 마크 에스퍼 전 국방부 장관이 오는 10일 출간할 예정인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에서 이같이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스퍼 전 장관은 2020년 6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악관 주변 거리를 가득 메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그들을 그냥 쏘면 안 되느냐. 다리나 그런 곳에만”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시위에 대해 큰소리로 불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트럼프를 되돌릴 방법을 생각해내야 했다”고 회고했다.

악시오스는 미 국방부가 에스퍼 전 장관 회고록을 심사했고, 4성 장군 등 고위직 관료 30여 명의 검토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조지 플로이드는 2020년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고, 이후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전국적 캠페인을 촉발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백악관 출입기자였던 마이클 벤더도 지난해 출간한 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를 향한 발포를 집행 기관에 수차례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군을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고 했고, 에스퍼 장관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후 그를 경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송사에도 휘말린 상태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법원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외압 행사 의혹과 관련해 특별 대배심 선정 절차를 마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불복 후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자신의 승리를 입증할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날 선정된 특별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압을 행사한 게 맞는지 집중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6일 의회 폭동과 관련해 지지자들에게 “죽기로 싸우라”고 부추기며 난동 사태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이 자산 가치를 조작해 대출이나 세금 납부 과정에 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재임 시절 기록물을 상습 훼손하고, 퇴임 때 기밀자료를 임의로 방출한 것도 수사 대상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