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 헌팅턴 비치가 최근 들어서 이른바 ‘트럼프주의 실험실’로 급부상하고 있다.
헌팅턴 비치 시의회는 7명 시의원들도 구성돼 있는데 현재 7명 시의원들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 지는 ‘MAGA’ 슬로건을 내건 공화당 인사 7명이 완전히 헌팅턴 비치 시의회를 장악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헌팅턴 비치 시의원들 7명은 지역 현안보다 전국적 이슈에 치중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노선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헌팅턴 비치는 LA에서 남쪽으로 약 40마일 정도 떨어진 오렌지 카운티에 위치한 해변 도시로, 2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과거에도 보수 성향이 강했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1960년대에는 존 버치 협회와 같은 극우 단체들의 활동지로, 1990년대에는 스킨헤드 집단 등장으로 사회적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특히,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 동안 헌팅턴 비치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락다운 명령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던 보수세가 매우 강한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지역 경찰도 주정부의 명령을 집행하기를 거부했으며, 마스크를 거부하는 시위가 크게 확산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지역 복음주의 교회 지도자인 조 페딕 목사가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집회에도 참여하는 등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각종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조 페딕 목사는 현재 헌팅턴 비치 시의회 공화당 의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축하를 보내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헌팅턴 비치는 최근 시립 도서관 기념비 설계에도 MAGA 슬로건을 삽입하는 문제가 일어나 지역 사회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등 이념 분쟁을 겪고 있다.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헌팅턴 비치가 미국의 정치·문화 갈등의 축소판이 되고 있다며 그런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인종 문제로 아픔을 겪었던 도시가 다시 갈등의 중심에 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조금씩 달라지는 듯한 경향도 보인다.
즉, 헌팅턴 비치가 속한 오렌지 카운티는 전통적인 보수 성향의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지만, 지난 몇 년 사이 민주당 지지세가 확대되는 변화를 겪고 있어, 향후 헌팅턴 비치 지역의 정치적인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