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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A 투명성 강화 법안, CA 주 의회에서 부결

캘리포니아 주 전역에 약 5만 개가 넘게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주택 소유자 협회(Homeowners Association), HOA의 회의와 재정 운영을 지금보다 더 투명하게 만들려는 법안이 추진됐지만 무산됐다.

HOA 투명성 강화 법안, AB 21이 캘리포니아 주 의회에서 첫 관문을 넘지 못하고 좌절되면서 본 회의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공화당 소속 조 패터슨(Joe Patterson) 주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HOA가 로컬 정부처럼 공개 회의와 공공 기록 원칙을 따르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조 패터슨 주 하원의원은 자신이 AB 21 발의에 앞장선 것과 관련해 플래서 카운티(Placer County)에 있는 자택 앞을 매주 한 여성이 천천히 지나가면서 사진을 찍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조 패터슨 주 하원의원은 매주 자신의 집 앞에서 사진을 찍는 여성이 주민의 집 외관이 규정에 맞는지 확인하려는 HOA 소속 감시원이라고 밝혔다.

조 패터슨 주 하원의원은 “조경용 나무껍질이 충분히 두껍지 않다”거나 “이동식 농구 골대가 있다”는 이유로 HOA로부터 계속해서 경고장을 받았다.

이 때문에 조 패터슨 주 하원의원 사무실에는 HOA를 비판하는 ‘HOA 자금 삭감(Defund the HOA)’이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 깃발이 걸려 있다.

AB 21은 공화당 소속 칼 드마이오(Carl DeMaio) 주 하원의원이 초안에 참여했고, 조 패터슨 주 하원의원이 이 HOA 투명성 강화 법안을 대리 발의했다.

칼 드마이오 주 하원의원은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직설 화법을 구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AB 21은 HOA 이사회가 회의를 공개하고 녹화하는 것을 비롯해서 회의 일정과 의결 사항 사전 공지와 소송 공지, 중요 기록 투명 공개 의무화 등 HOA 모든 활동을 세상에 드러내게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법 위반 시, 회원이 결정 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법안 AB 21은 주 하원 소위원회에서  5명이 찬성했지만, 반대 또는 기권한 7명의 의원들로 인해 부결됐다.

기권은 법안 표결에서는 반대표로 간주된다.
민주당의 매트 헤이니(Matt Haney) 주 하원의원도 AB 21에 찬성했지만, 소위원회를 통과하기에는 표 수가 부족했다.

조 패터슨 주 하원의원은 초안을 만든 칼 드마이오 의원이 법안 작성자라는 사실이 결정적으로 작용해 법안이 좌초됐다고 주장했다.

칼 드마이오 주 하원의원 역시 자신이 공화당이라는 점 때문에 민주당의 정치적 반감이 법안의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칼 드마이오 주 하원의원은 HOA가 주택 관리에서 필요한 조직이고, 주민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준정부 기관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준정부 기관으로 봐야할 정도로 중요한 조직이라면 공개 회의와 문서 공개 의무도 당연히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조 패터슨 의원은 자신이 사는 커뮤니티의 HOA 회비가 월 85달러인데, 전체 가구 수가 2,800에 달하고 있어 연간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또한 HOA 지불을 거부하면 주택에 유치권(lien)이 설정될 수 있다며, 그만큼 재정의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조 패터슨 의원은 강조했다.

이처럼 이번에는 AB 21이 비록 부결되고 말았지만, 내년(2026년) 중에 재발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패터슨 주 하원의원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향후 법안 공동발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그같은 악재 속에서도 지금보다 더 폭넓은 초당적 지지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칼 드마이오 주 하원의원 역시 HOA 관련한 법안을 재발의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조 패터슨 주 하원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HOA의 자율성 보호와 주민 권리 간의 균형을 둘러싼 논의는 앞으로도 캘리포니아 주 정치권에서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