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집을 더 많이 지으면 집값은 내려간다’는 공식이 CA주에서 잘 통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고가 주택 위주의 건설,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대 용도 증가 등이 그 원인으로 꼽혔는데, 정작 살 수 있는 집, 감당할 수 있는 렌트는 부족한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공개된 CA주 재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주택은 약 55만 6천 채가 새로 지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인구는 9천 명 감소했습니다.
더 많은 주거지를 놓고 더 적은 주민들이 경쟁하는 상황인 겁니다.
그런데도 집을 사려면 필요한 연소득은 5년 새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CA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올해(2025년) 기준 중간 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소득이 약 21만 8천 달러가 필요합니다.
5년 전인 2019년에는 약 12만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남가주 지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LA카운티에서 주택을 구매하려면 연 22만 2천 달러, 오렌지카운티는 무려 37만 3천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주택 중간 매매가는 40% 이상 상승했고 모기지 금리도 2배 가까이 올라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더 낮아졌습니다.
렌트 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인랜드 엠파이어에서는 연소득 10만 2천 달러가 돼야 월세를 소득의 30% 이내로 유지할 수 있고, LA와 OC 지역은 11만 9천 달러, 샌디에이고는 12만 3천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문제는 단순한 공급 부족이 아니라 고가 주택 중심의 개발과 투자용 주택,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 임대 증가, 정책 실패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여기에다 팬데믹 이후에는 룸메이트 문화가 줄고 개별 가구당 인원수가 줄면서 주택 수요는 더 커졌습니다.
실제로 CA 가구당 평균 인원은 5년 전 2.86명에서 현재 2.76명으로 줄었고 주 전역의 58개 카운티 모두에서 주택 내 인구 밀도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주택은 더 많이 지어졌지만, 정작 살 수 있는 집, 감당할 수 있는 렌트는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단 순한 공급 확대를 넘는 실질적 정책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