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국가부도’ 위기 직전에 유예기간 만료 달러채 2건의 원금‧이자를 상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에서 발행된 달러 표시 국채 2건을 보유한 일부 채권자들이 원금과 이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지난 2일 일부 국채 보유자들에게 송금이 이뤄졌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국채 보유자 2명의 계좌에 원금‧이자가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대가로 서방 세계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러시아 주요 은행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됐고, 국외에 예치된 외환 대부분은 동결됐다. 이로 인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놓였다.
러시아가 갚아야 할 금액은 2022년 만기 국채 원금‧이자 상환액과 2042년 만기 국채 이자를 합산한 6억5000만 달러(약 8200억원)다. 당초 이 금액을 지난달 상환하려 했지만, 미국 재무부의 지시를 받은 JP모건체이스의 결제 처리 거부로 무산됐다.
러시아는 달러화를 대신해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상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지만, 신용부도스와프(CDS) 계약의 관할 기구인 신용파생상품결정위원회(CDDC)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다. 러시아는 유예기간 30일도 만료되는 4일까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국가부도 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의 디폴트는 볼셰비키 혁명 이듬해인 1918년 이후 104년간 없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