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A 한인타운과 그 주변 일대를 중심으로 노숙자들이 다시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노숙자들의 움직임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것이 한인들의 지적이다.
주 정부와 지역 정부의 텐트촌 정비와 단속 강화로 하루 아침에 갈 곳을 잃어버린 노숙자들이 주택가와 상가 주변으로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어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한인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LA 한인타운 중심가인 올림픽 대로 강남회관 건너편에 노숙자 한 명이 엄청난 짐을 이끌고 나타나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이 처다보면 매우 강하게 소리를 지르는 등 대단히 위협적 모습을 보여주면서 적대적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주변에서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주민들은 최근에 들어서 하루가 다르게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한다.
[주민 A씨 / LA 한인타운]
“새벽에 걷고 있었는데 노숙자가 뒤를 따라오더라고요. 항상 운동하던 곳인데 노숙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구요.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까봐 너무 무섭고 불안했어요.”
한 주민은 쇠파이프를 들고 다니는 노숙자를 목격했다고 증언했고, 주택 입구에서 노숙자가 잠을 자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고 말한다.
이처럼 노숙자들이 한인타운 상가 앞, 골목, 주택가로까지 근접하면서 주민들과 자영업자들의 공포는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런데 경찰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단속은 쉽지 않다는 것으로 단순히 길에서 걷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체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위법 행위가 명확해야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원인은 개빈 뉴섬 주지사를 포함한 주 정부와 LA 시 정부의 노숙자 정책 변화에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각 지역에서 노숙자 텐트촌 정비와 철거가 강하게 진행되면서, 노숙자들이 새로운 공간을 찾아 더 많은 지역으로 흩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상인 / LA 한인타운]
“문 앞에 갑자기 누가 자고 있는 거야. 장사하는 입장에선 진짜 겁나. 손님들도 무서워서 오지 않지. 이게 대체 언제까지 이리가야 합니까.”
LA시와 경찰은 주민들의 불안감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지만, 헌법상 노숙자의 권리도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피해 발생 이후에만 대응이 가능하다는 현재의 시스템은 주민들에게 현실적인 보호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