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서방 사회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하는 것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은 러시아의 크렘린궁과 프랑스의 엘리제궁 모두 두 정상의 통화를 확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두 정상의 전화 회담은 지난 3월 29일 이후 5주 만에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데도 유럽연합(EU)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해 잔혹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방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와의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 정작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쟁을 끝내기 위한 회담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쟁으로 인한 인도적 위기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휴전과 평화협상을 당부하면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갇혀 있는 민간인들의 대피를 허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리우폴의 최후 항전지인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지난 1일 민간인 대피가 시작돼 100여명이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공격이 재개되면서 여전히 수백명의 민간인이 갇혀 있는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식량 위기 문제를 언급하며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식량 안보 문제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상황이 복잡해진 것”이라며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프랑스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직접 전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이 사태를 중재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자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얼마 전인 지난 2월 7일에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가 푸틴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김민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