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여사를 집요하게 따라다녔던 전설의 파파라치 론 갈렐라()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91세 나이로 사망했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갈렐라는 미국 뉴저지주 몬트빌의 자택에서 울혈성 심부전으로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1960년대부터 수백만장의 사진을 찍은 그는 유명인사에게 다가가 꾸밈없는 모습을 근접 촬영하는 파파라치였다.
그가 찍은 사진의 주인공은 에바 가드너와 그레타 가르보 등 할리우드 배우, 프랭크 시내트라에서 레이디 가가에 이르는 수많은 가수, 무하마드 알리와 같은 스포츠 스타 등 다양했다.
갈렐라의 카메라에 담겼던 주인공들은 집요한 그를 혐오했다. 73년 뉴욕 레스토랑 밖에서 말론 브랜도를 찍으려다 주먹에 얼굴을 맞은 일도 있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경호원들은 그의 차 타이어를 칼로 찢었고, 배우 숀 펜은 그에게 침을 뱉었다.
‘도둑 촬영’을 참지 못한 재클린은 소송을 걸어 4년간 재판을 벌이기도 했다. 법원은 72년 갈렐라에게 재클린에게서 25피트(7.6m), 자녀에게선 30피트(9.1m) 이내로는 접근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갈렐라는 2010년 레온 가스트가 만든 다큐멘터리 ‘그의 카메라를 부숴라’에서 “나는 여자친구가 없었고 재클린은 어떤 면에서 내 여자친구였다”고 말했다.
악명에도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을 포함한 여러 기관이 소장하고 있다. 재클린이 71년 뉴욕 매디슨가를 걷는 장면은 이 미술관에 걸린 대표적인 그의 작품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재키’란 제목의 사진은 재클린을 대표하는 사진이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