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피해를 키운 무안공항 활주로의 '콘크리트 둔덕'을 뉴욕 타임스가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NYT는 오늘(8월5일)자에서 ‘수십년 누적된 과오가 한국의 활주로 끝에 죽음의 벽을 세웠다'는 탐사보도에서 무안공항 콘크리트 둔덕의 문제를 파고들었다.
NYT는 무안공항 최초 설계 도면을 비롯해 26년간의 무안공항 관련 자료를 광범위하게 확보해 검토하고 전문가, 유가족 등의 의견을 들었다.
NYT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충돌)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면서도 "활주로 끝의 단단한 벽이 있었기 때문에 참사 규모를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이은 설계·건축 관련 선택들이 활주로에 인접한 '콘크리트 위험물'의 존재로 이어졌다"며 "정부 규제 당국은 안전에 대한 경고를 무시했다. 결국 어떤 충돌이든 재난적인 결과로 이어질 확률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NYT는 사고 당시 무안공항 활주로의 방위각시설물(로컬라이저)이 콘크리트 둔덕에 지어진 경위에 주목했다.
통상 로컬라이저는 항공기 충돌때 쉽게 부서지도록 설치된다.
NYT는 설계를 누가 변경했는지, 왜 변경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쉽게 부서지는 목재·강철 구조물에 비해, 콘크리트 구조물의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무안공항의 설계 및 시공은 국토부와 서울지방항공청의 발주로 1999년부터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주도했다.
한국정부가 수십년전부터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 문제'를 알고 있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NYT 탐사에 참여한 참사 유가족 이준화씨는 콘크리트 둔덕 문제를 지적하면서 "사고가 일어난 이유가 있겠지만, 죽음의 이유는 따로 있다"고 말했다.